유유자적의 삶을 그려내다, 파주 듀플렉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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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흘러가는 생활에 지쳐 ‘속세를 떠나 아무 속박없이 조용하고 편안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 해본 당신이라면, '그런 삶에는 어떤 집이 어울릴까' 고민도 함께 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조용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어한 두 가구를 위해 국내 AAPA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유유자적의 삶을 그려낸 집, 파주 듀플렉스 하우스를 함께 천천히 둘러보자.

따로 또 같이, 땅콩집 혹은 듀플렉스 하우스

듀플렉스 하우스(duplex house)는 ‘땅콩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한 개의 필지에 두 가구가 나란히 지어진 형태의 집을 말한다. 소형의 단독주택 두 채를 나란히 붙여 지은 모습이 땅콩 껍질 안에 땅콩이 붙어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다. 이런 땅콩집이 모여 있는 단지는 땅콩밭이라고 불린다. 최근 몇 년간 일인 가구 형태가 흔해지면서, 각자 고유의 공간은 소유하되 공동의 토지를 소유하고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모습의 공동체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듀플렉스 하우스의 경우 두 가구가 토지 매입 및 건설비용을 분담해 가격 부담이 적고, 서로 원하는 생활 방식을 고려하여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삶을 방향을 공유하고 싶은 가까운 친구와 함께 계획해봐도 좋을 선택지이다.

파주에 자리잡은 이 듀플렉스 하우스는 조용하고 편안하게 삶을 즐기고 싶은 두 가구를 위해 설계되었다. 두 개의 작은 집 중 하나를 들여다보자.

편안한 카페같은 주방

밝은 나무 소재의 수납장과 조리대로 아늑함이 가득한 카페같은 주방이다. 어떤 복잡함도 화려함도 없이 나무 소재의 자연스러운 멋을 최대한 살려낸 연출이 빛을 발한다. 천장에는 환풍구와 수납 선반을 설치하고, 조리대 상판은 묵직한 대리석 소재로 마감해 내구성과 실용성을 더했다.

단차를 이용한 공간 구성

천장까지 전체를 바라본 주방은 따뜻한 빛의 레일 조명과 함께 더욱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그리고 잠시 시선을 옮겨본다. 일반적인 주택에서 보기 힘든 특징이 한 눈에 보이는가? 바로 주방에서 옆의 거실로 이어지는 작은 층계다. 전체 면적이 크지 않은 주택을 위해 고안한 영리한 공간 구성으로, 주방과 거실의 공간 구분을 주되 문이나 벽으로 가로막지 않아 개방성을 살렸다.

천장과 벽면을 활용한 수납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천장과 벽면을 활용한 수납 공간이다. 주방은 천장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긴 선반을 배치했다면, 거실은 한쪽 벽면 전체를 밝은 느낌의 나무 소재로 책장을 구성했다. 햇빛이 잘 드는 거실, 바로 옆 작은 주방에서 끓여낸 차를 가져와 책을 꺼내 읽는 모습이 상상된다. 아담한 공간과 짧은 동선 안에서 ‘느린 삶’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지는 공간 디자인이다.

나무 소재의 다채로운 멋

땅콩집은 목조 건축으로 단독주택에 비해 단열성능이 높아 에너지소비량이 적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기능과 효율, 환경을 고려한 목조 건축이지만 나무는 집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인테리어 소재로 더할 나위 없기도 하다. 사진에 보이는 층계의 왼쪽 벽면에 시선을 옮겨보자. 나무의 다채로운 색상과 결로 촘촘히 짜여진 벽면은 어떤 화려한 장식보다도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소재의 질감은 층계를 지나는 이에게 편안함을 선사할 것 같다.

다락으로 이끄는 사다리

조금 수상한 가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혼자만의 사색과 몽상을 즐길 수 있는 다락 공간으로 이동시켜주는 사다리이다. 일반적인 아파트 형태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이 곳에 사는 이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요소들 중 하나이다.

하늘과 햇살을 가까이 하는 삶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다락의 공간이 펼쳐지고, 그 위에는 하늘로부터 햇살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창이 나있다. 높은 층고를 통해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 작지만 아늑한 나만의 공간에서 느끼는 편안함,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면 가까이 볼 수 있는 친구까지. 이런 집이라면 조용히 자연과 나에게 집중하는 느린 삶은 어떨까 꿈꿔보게 된다. 본격적으로 전원 속 작은 집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 거닐고픈 시골풍경 속 작은 집, 농촌형 협소 주택도 둘러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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