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비우고 단순화하는 것이 오히려 더 여유롭고 풍요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복잡한 설계와 화려한 장식은 피하고 기능성을 강조하며, 동양적인 선이 주는 여백미와 자연물이 주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젠 스타일 (Zen Style)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오늘 살펴볼 집은 도심 한가운데서도 여유와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젠 스타일의 주택이다. 디자인을 맡은 타이베이의 디자이너 構築設計(구축설계)팀은 단조로운 구성과 섬세한 장식 요소를 접목시켜 평온하고 단아한 멋을 실내 모든 공간에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작은 안뜰이 있는 외부 공간은 마치 투명한 엘리베이터가 집을 가로지르는 듯한 다양한 수직 공간으로 재창조해냄으로써 마치 자연에 둘러싸여 있는 듯 기분 좋은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선(線)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고찰하게 만드는 집. 오늘은 단순함이 주는 우아함을 보여주는 젠 스타일 주택을 소개한다.
수직 공간으로 형성한 안뜰은 복도에서도 내다보인다. 작은 모퉁이에 불과한 틈새 공간이지만 작은 화분과 의자를 배치한 것만으로도 조용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볼 수 있는 휴식처가 완성되었다.
욕실은 여백을 최대한 살려 여유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욕조 안에 있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창문을 설치했기 때문에 편안한 개방감과 햇빛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침실 일부분은 파티션을 설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였다. 작은 공간을 스마트하게 분리하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 분할 아이디어다.
젠 스타일의 주택에서 다실이 빠질 수 없다. 편안하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다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정신적인 휴식처로 안성맞춤이다.
거실은 자연미에 대한 열망을 충족시켜주는 전망을 갖추고 있다. 비록 작고 인위적으로 꾸민 안뜰이지만 도심 주택에서 마음을 위로하는 공간으로는 충분해 보인다.
여백이 많은 젠 스타일의 정원은 작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뭔가가 부족하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비움으로써 더 채워 넣는다는 동양의 미학이 와 닿는 세부적인 디자인을 감상해 보자.